덕암 칼럼 침소봉대 파편은 어디로
2026.07.14 13:14:03

말 그대로 표현하자면 침과 같이 작은 일을 봉과 같이 크게 표현한다는 뜻이다. 최근 경찰에 대한 언론 보도의 방향이 그러하고 마치 경찰 전체의 문제인 마냥 비춰질 수도 있기에 염려하는 말이다.
일단 경찰에 대한 부정적 언론 보도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고 그 핵심에는 장윤기 사건 초기 수사를 맡았던 광주 광산경찰서가 단순 살인으로 판단해 장윤기를 검찰에 넘겼다는 점이다.
당시 수사팀 내부에서는 성범죄 정황을 고려해 처벌이 중한 강간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했지만 이를 경찰 윗선이 막았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살해 직전 장윤기가 여고생을 차량으로 끌고 가려 하는 등 성범죄를 노린 정황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런 내용이 참고되면 강간 살인 보다 처벌이 훨씬 가벼운 일반 살인으로 판단되어 형이 훨씬 가벼워진다.
경찰청 특별수사팀은 당시 광산서 고위 간부가 개입해 장윤기에게 강간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취지의 수사팀 내부 진술을 확보했다며 여기서 윗선에 광산경찰서장도 포함된 것으로 지목됐다.
이에 대해 광산서장은 정황 증거만 갖고 강간 살인죄 적용이 어렵고 남은 구속 기간이 짧아 일반 살인으로 송치하겠다는 형사과장 보고를 받았다며 강간 살인죄가 안 된다고 막은 적이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사건으로는 첫 번째 사건 덕분에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대구 유부녀 여경의 환승 불륜 사건이다. 상대가 함께 근무하는 동료 경찰들이라는 점에 더욱 공분을 샀지만 장윤기 사건으로 이내 묻혀버렸다.
대구의 한 파출소 소속 30대 유부녀 여경이 동료 유부남 경찰 2명과 잇따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가 징계를 받은 것인데 A 경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같은 파출소 근무자인 40대 B 경감과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갔고 올해 1월부터는 또 다른 동료 40대 C 경장과 관계를 맺은 이른바 환승 불륜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 했던가 결국 이들의 행각은 올해 2월 A 경사의 남편이 아내의 소셜미디어 비밀 채팅방을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A 경사의 남편과 상간남 중 한 명의 배우자도 현직 경찰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찰청은 감찰을 거쳐 A 경사에게 정직 3개월, B 경감에게 정직 2개월, C 경장에겐 견책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도 사람이고 어디서 뭘 하든 사생활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법기관 공무원으로서 불륜 사건에 대한 수사나 법을 준수해야 할 일선의 책임자로서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는 점과 성행위를 했다는 시간과 장소가 근무시간이고 수사기관 내부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A 경사는 지난해 11월부터 같은 파출소 근무자인 B 씨와 교대·휴게 시간을 맞추거나 근무지를 이탈하면서 파출소 휴게실과 회의실 또는 차량 등에서 밀회를 즐기고 이 과정에서 파출소 내 침구류에 남은 흔적을 없애기 위해 청소원에게 비용을 주고 뒤처리를 부탁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A씨 남편은 극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녀들에 대한 우려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A여경의 남편은 아내에게 불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하자 아내는 한번 실수한 것이고 끝난 일인데 너만 참으면 되지 왜 일을 키우냐는 식으로 반응했다고 한다.
상간을 저지른 경찰 셋 모두 자녀가 있는 상태로 피해자가 법적 대응에 나서자 상간남들은 가정과 직장만 좀 지켜달라고 호소했다며 이중 한 상간남은 자신과 배우자, 자녀들 다 지옥을 경험하고 고통받고 있다며 메시지를 피해자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두 사건이 대외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것은 마치 이 두 사건만이 전부인 것으로 각인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볼 일이다. 이미 언론에서는 공룡경찰 운운하며 오는 10월로 다가온 검찰청 폐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검찰청 폐지론이 불거지면서부터 시작된 경찰의 비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해마다 50건씩 늘어나는 경찰의 징계 건수를 보면 음주운전, 성 비위, 품위 손상, 수사청탁에 대한 금품수수, 등 불과 5년만에 두배로 늘어났다.
어떤 경찰은 현직 경찰이 전직 경찰에게 구속영장 신청 관련 자료를 넘기는가 하면 어떤 경찰은 사업가로부터 7억 원을 받고 편의 청탁을 들어주었다가 지역 10년에 벌금 16억원을 선고 받기도 했다.
관련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면 검경 수사권의 조정 이후 불송치 사건을 경찰 자체에서 종결할 수 있게 되자 금품을 주고 불송치로 유도하는 브로커들이 활개치고 있어 억울한 피해자들이 속출한 가능성도 함께 우려되고 있다.
검찰청 폐지로 인해 마치 풍선효과처럼 또 다른 사법권 남용의 여지가 생기는 경찰의 부패는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다른 경찰에게도 여파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결국 경찰의 사기 저하는 의욕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종래에는 사법기관 으로부터 치안에 대한 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신이 나야 하는 것이지 국민들로부터 비아냥이나 손가락질만 받는다면 누가 그 직종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일부의 문제를 전부로 비춰지는 언론보도의 시청률 높이기는 조절되어야 한다. 필요한 만큼 조명하고 부풀려서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관심을 모으는 짓(?)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그게 시간은 걸리더라고 신뢰를 사는 길이며 관할 과목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도 좋은 귀감과 대책이 되는 것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경찰 윗선의 태도다. 앞서 거론한 광산경찰서 사건의 진상파악과 대안을 위해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들이 해당 경찰서와 경찰청 본청을 방문했을 때 문전박대한 점이다. 국민의 대표인 현직 의원들도 들어가지 못했던 경찰청의 높은 문턱이 일반 국민 들에게는 얼마나 더 높게 작용할 것인가.
덕암 김균식
김균식 기자


